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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장애 ‘20세 고등학생’ 아코디언 연주

복지뱅크 | 2015-05-13 | 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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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장애 ‘20세 고등학생’ 아코디언 연주로 재능기부…일반계高 다니는 김준영씨

 

은사의 권유로 생애 첫 공연…7년간 갈고 닦은 기량 뽐내

어머니 “봉사하는 삶 희망”

 
최근 대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돋움음악회에서 1급 장애인인 김준영씨가 아코디언 연주가 있었다. 

 
덩치 큰 청년 한 명이 무대에 올라섰다. 아코디언을 어깨에 맨 채 가만히 앉더니 자뭇 진지하게 건반을 누르기 시작했다. 때론 눈을 감고 때론 몸을 흔들면서 리듬을 온몸으로 느끼는 듯했다. 약간 특이한 점이 있다면 가끔씩 입을 실룩거린다는 것. 연주가 끝난 뒤 사회자가 설명해 주기 전까지 그가 1급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눈치 챈 청중은 아무도 없었다.

 

게다가 나이 스물에 비장애인 학교를 다니는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은 더욱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연주는 끝났지만 그의 손끝에서 흘러나온 ‘다뉴브 강의 잔물결’과 ‘Over and over’의 서정적인 멜로디가 더욱 애틋하게 여운을 남기는 이유가 됐다.

 

최근 대구시 수성구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돋움음악회’에서 장애인으로 재능기부 연주를 들려준 김준영군(20·경북대사대부설고 2년), 아니 김준영씨. 그는 이날 아코디언 아카데미 전영숙 대표의 권유로 생애 첫 무대에 섰다. 연주 전문가의 눈으로 보자면 턱없이 부족한 면이 없지 않겠으나 다른 사람을 위해 재능기부한 그의 연주는 이날 가장 빛이 나고도 남았다.

 

장애인으로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를 늦은 나이에 다니고 있는 김씨가 전 대표를 만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남들보다 2년 늦게 취학한 김씨가 초등 1학년 때 틈만 나면 그릇을 꺼내 놓고 두드리자 그의 부모는 ‘스트레스라도 풀어줘야겠다’는 심정으로 드럼을 배우게 했다. 3년쯤 되었을 때, 조금 한다 싶더니 드럼 아닌 다른 악기를 두드리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후 만난 악기가 아코디언이었다. 김씨는 초등학교 4학년이던 13세 때부터 지금까지 7년 동안 아코디언을 배웠다. 하지만 처음부터 김씨를 순순히 받아 주는 곳은 없었다.

 

여러 선생님을 전전하다 지금의 전 대표를 만나게 됐다. 이날 무대도 전 대표의 재능기부 연주에 김씨가 특별출연한 것. 김씨의 어머니 배영미씨(54·대구 중구 대봉동)는 아들의 첫 무대를 지켜보다 지나온 힘든 시간을 떠올린 듯 눈시울을 연신 적셨다.

 

김씨와 같은 발달장애인들은 자기방어 능력이 없다. 누군가가 ‘너, 잘못했다’고 하면 잘못한 줄 알게 된다. 부모 모두 직장을 갖고 있어 늘 할아버지와 함께 언어·심리치료를 받으러 다녀야 했던 김씨가 중2 때 겪은 일이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김씨가 워낙 걸음이 빨라 할아버지가 따라가지 못한 사이에 갑자기 경찰 서너 명이 나타나 김씨를 파출소로 연행해 간 것이다. 할아버지가 허둥지둥 따라가 보니 김씨는 성범죄자로 신고 당해 조사를 받고 있었다. 김씨는 경찰관에게 “아니요. 엑스, 엑스”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한 미국인 여성이 자신의 뒤로 걸어오던 김씨의 ‘이상한’ 행동을 의심해 다짜고짜 신고를 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나중에 미국인 여성과 경찰이 사과를 했지만, 누명을 쓰게 될 뻔했던 일은 아직도 상처로 남아 있었다.

 

김씨의 요즘 하루는 바쁘다. 학교에서 정규수업을 마친 뒤 언어치료와 심리치료를 받고, 다시 아코디언을 배우러 다닌다. 어머니 배씨는 “준영이가 할 수 있는 게 뭐 있겠어요. 준영이 같은 장애인들이 모여 작은 팀을 이뤄 재능봉사라도 할 수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경로당이나 복지관 같은 곳에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생겼으면 좋겠어요”라고 소망했다.


2015-05-13  영남일보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50513.0101207422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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